요우리님 댁에서 업어온 독서문답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일주일 전에 어머니 장례식 치른 사람이 평안할 수 있는 한에서는요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 네.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 안된다면 어쩔 건데요?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 그런 거 세고 앉아있는 성격 아닙니다.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주로 고시생 학습서요(....) 그거 빼곤 이것저것 다 읽습니다. 읽고 나서 후회하더라도;;;;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무언가를 정의할 정도로 잘난 사람이 아니라서요.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위와 같음.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남의 일엔 관심 없어서요. 뭐 사람 따라 책 읽기보단 나가 노는 걸 더 좋아할 수도 있겠고..

.....무엇보다도 학교와 직장에서 진을 빼고 나면 어지간히 책 좋아하지 않는 한 이부자리가 생각나지 책이 생각날 거 같진 않군요;;;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김형배, 민법학강의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불면증 치료에 최고. 단, 숙면은 보장 못함. 곽윤직 민법 시리즈는 비전공자에게는 한자가 너무 많아 옥편 찾다가 오히려 잠이 달아날 수 있음. 계희열 헌법학은 한국어의 올바른 사용을 중시하는 사람에겐 절대 추천 못함. 여기저기 문법에 어긋나는 부분으로 신경쇠약에 걸릴 수 있음. 이재상의 <더형법>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오탈자 찾는 재미가 쏠쏠함.

이건 농담이고.... 서울대 공익법연구센터인가에서 나온 <공익과 인권>시리즈요. 수능을 갓 쳤거나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잊어버리기 전의 대학생 정도라면 이해에도 별 무리가 없을 거고요. 적당히 전문적이면서도 적당히 개괄적이에요.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 책이 아니면 뭔데요? 유가증권?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비슷할걸요.. 아마도.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소비문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음에 안 드네요. 시장에서 소비되지 않는 문학이라는게 있을 수 있나요? 아마추어가 자비출판해서 무상으로 지인들에게 돌리는 게 아니라면.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 읽기도 바쁜데 쓸 시간이 어딨어요!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없다니까.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이사벨 아옌데 - 영화 <영혼의 집>을 TV에서 보고 하도 인상깊어서(나쁜 쪽으로) 도서관에서 원작을 보고 "대체 어떤 X가 이딴 걸 쓰고 세계적 작가가 된 건지 구경이나 하자"라는 마음으로 집어들었다가 "완전소중아옌데 여사님"모드가 되었습니다.orz.
아옌데 여사님이 쓰신 소설은 보지도 않고 일단 삽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 번역된 작품이 몇 되진 않아 성급하게 판단하긴 무리입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첫 작품인 영혼의 집보다 나은 작품이 없는 거 같아요. 뭐 그래도 워낙 수작들이지만.
이사벨 아옌데의 놀라운 점은 정규 문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저런 작품들을 써 낸다는 겁니다. 진정 천재란 종자가 따로 있음을 실감나게 해 주는 분입니다. 하지만 요새는 이 분이 50이 되도록 친정 엄마가 살아 계셨다는게 제일 부럽습니다(...) 추천작은 <영혼의 집>과 자서전(?) <파울라>

아리엘 도르프만 - 자서전 소개에 있던 문구(당직 순서를 바꾸는 바람에 모네다 궁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에 끌려 샀다가 대박이다!를 외치면서 번역된 작품을 모두 질렀습니다. 이사벨 아옌데와 더불어 작가 이름만으로 믿고 사는 작가입니다. "The other Side"일본 초연때 "내년에 한국에서도 해요~~"래서 가슴을 두근거리다가 3월에 인터넷 검색을 깜빡 잊는 바람에 공연 끝나고 바로 다음날 공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극적인 과거가 있습니다. 연극표가 뮤지컬 보다 더 싼데........ㅠ.ㅠ
제 소원 중 하나가 이 분 책에 싸인 받는 건데 내한때마다 번번히 뒷북쳤어요. 한국에 자주 오시는 분인데도요. 7월에 댄싱 섀도우 초연땐 오시려나.... 그거 표값이 너무 비싸 볼 수는 없을 거 같고 그냥 공연장 근처에 어정거리다가 싸인이라도 받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ㅠ.ㅠ
 추천작은 <도널드 덕,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우리집에 불났어>


 안토니오 스까르메타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밖엔 읽어보지 못했지만 한 권으로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습니다. (네, 저 칠레 작가들 편애합니다) 다른 작품보다는 저걸 바탕으로 한 영화가 대체 원작을 어찌 각색했는지 그게 더 궁금합니다. 웬 이탈리아?

 크리스타 볼프 : <메데아>를 읽고 반해서 이 분의 작품은 다 뒤져 보았는데 구할 수 있던 건 <카산드라>뿐이었습니다. 예전엔 우리 나라에서 꽤 작품이 출간되었었는데 다 절판되었더라고요. 게다가 이 분은 비밀경찰 스파이었던 전력 때문에-스파이 짓이야 다른 사람들도 다 했던 거지만 이 분은 자기가 감시당하는 피해자인 척 가련을 떠는 소설을 발표하고 난 다음에 전력이 들통났다나요- 왕따당해서 작품활동도 별로 안 하시는 모양이에요. 귄터 그라스가 중앙일보 특파원이랑 인터뷰 하면서 볼프 여사를 두둔했는데, 그 후 그라스도 사실 나치 친위대원이었다! 는 소식을 듣고 동병상련인가 싶었죠. 정말 훌륭한 작가인데 안타까워요. 
추천작은 메데아(<메데이아, 악녀를 위한 변명>이라는 가당치도 않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음). 카산드라보다 이 쪽이 구성이 좀 더 탄탄해요. 정작 볼프 여사가 히트친 건 카산드라였지만.

클라우스 만 : 토마스 만의 아들. 악명높은 메피스토 판결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헌법 대빵이 이 판결에 애착을 갖고 계시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음란시비 말고 다른 걸로도 작가가 소송당할 수 있다는 점과 민사나 형사로 안 끝나고 헌법재판소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메피스토 판결에 대해 포스팅이나 해 볼까요;;;
저는 아버지 토마스 만이 쓴 <토니오 크뢰거>보다 <메피스토>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꿈에도 예술같은 거 해보겠단 생각을 해 본 적 없는 저로서는 토니오 크뢰거의 고민이 전~~~혀 가슴에 와닿지 않거든요. 차이코프스키를 소재로 한 BL물도(...) 예전에 번역되었었는데 이게 보존서고에 들어가 있어서 대출할 방법이 없어 안타깝지만 굳이 읽어볼 필요성을 느끼진 않고 있습니다. 메피스토보단 못할 게 너무 뻔해서;;;;
추천작은 당연히 <메피스토>. 이건 얼마 전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재출간을 기다리다 못해 선배 학생증으로 학교 도서관서 대출해다 제본 뜬 사흘 후의 일이었습니다.orz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작가보단 출판사, 특히 민음사한테 한 소리 하고 싶습니다.(저 위의 작가분들은 과거 행적때문에 개망신당한 볼프 여사 말고는 다들 책 잘 내고 있거든요) 아옌데 여사의 다른 작품들도 내놓아라!!!!!!!!영혼의 집 3부작으로 입 씻지 말고!!!! 아프로디테는!!! 에바 루나의 이야기들은!!!! 영원한 계획은!!!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꿀꺽.

by Deirdre | 2007/06/17 20:5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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